스물여섯의 나이에 자본금 2백50만원으로 시작한 여행사를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키워낸 BT&I 송경애 대표. 스스로 ‘행복한 CEO’라 말하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성공을 쟁취한 그녀는 패션에서도 밝고 행복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주말에는 비비드한 컬러와 스키니 팬츠를 이용한 캐주얼 스타일을 즐긴다.

주말에는 비비드한 컬러와 스키니 팬츠를 이용한 캐주얼 스타일을 즐긴다.상대방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패션

훤칠한 키에 늘씬한 다리, 높이 올려 묶은 머리를 하고 스튜디오로 당당히 들어오는 그녀는 도저히 5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비비드한 핑크 컬러의 가죽 재킷에 다리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키니 진, 뾰족한 굽의 핑크 슈즈, 화려한 패턴의 핑크 백까지. 기업 CEO이니 으레 모노톤의 슈트에 바지, 굽이 낮은 구두 차림을 생각했는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송경애(51) 대표는 늘 스스로는 물론 만나는 사람의 기분을 고려해 옷을 입는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만큼 밝은 컬러로 기분 좋은 인상을 심어주자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핑크, 오렌지, 블루 등 비비드한 컬러의 캐주얼 스타일을 즐긴다. 하지만 늘 이런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패션은 때와 장소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주말에는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에 루스한 핏의 셔츠를 매치하고 라이더 재킷도 즐기지만, 출근할 때는 포멀한 슈트를 입는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회의가 많은 날에는 격식은 갖추되 검은 바지 정장과 안경, 굽 낮은 구두, 짧은 헤어스타일 등 흔히 여성 기업가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전형적인 스타일은 피한다. 여행 전문가답게 해외로 나갈 때는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춘 스타일을 시도하고, 지인들과 함께하는 파티에서는 과감한 드레스를 입기도 한다.

비즈니스 미팅이 많아 출근할 때는 포멀한 슈트를 입고 스카프 등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 사진 속 슈트는 미국 여행 갔을 때 아웃렛에서 구입했다. 스카프는 누브티스 이경순 대표가 선물한 것.

인트를 준다. 사진 속 슈트는 미국 여행 갔을 때 아웃렛에서 구입했다.
스카프는 누브티스 이경순 대표가 선물한 것.

“업무상 해외여행 갈 일이 많은데, 시간이 허락되는 한 꼭 현지의 아웃렛 매장을 찾아요. 어떤 옷을 입느냐보다는 어떤 이미지를 갖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할 때는 너무 튀지 않지만 자신의 개성과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을 즐기는 편입니다.” 

명품을 즐길 것 같지만 옷장 속 아이템 중 90%가 아웃렛에서 구입한 것이란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저렴하고 좋은 아이템을 찾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이런 마인드는 그녀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성공을 가져온 긍정의 힘 
사실 일반인에게 송경애 대표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그녀가 포춘코리아가 발표한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40인’에 선정되고, 여성 경제인의 날 대통령상 등을 수상할 만큼 영향력 있는 기업인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그녀가 이끄는 기업 역시 BT&I보다 그룹 내 계열사인 투어익스프레스가 더 친숙하다. 하지만 BT&I는 투어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세계 호텔 예약 전문 호텔트리스, 여행 콘텐츠 전문 지트래블러 등을 계열사로 보유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체 전문 여행그룹이다. 지금은 2천6백억원대의 항공권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이지만 그 시작은 미미했다.

송경애 대표가 여행 사업에 뛰어든 건 해외여행이 자율화되기 이전인 1987년, 사업 자금은 2백50만원뿐이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선시대처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 뜻에 따라 정혼하는 것이 싫어 핸드백 하나 달랑 들고 한국으로 ‘가출’을 감행한 때가 스물다섯 살.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던 그녀는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후 1년 남짓 신라호텔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느닷없이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그녀에게 주변에서는 ‘좋은 직장 놔두고 무슨 사업? 그것도 여자가…’ 하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여행업이라는 틈새시장에서 지금의 BT&I를 키워내기까지 어려운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긍정적인 생각이 ‘내일은 반드시 나아질 거야’라는 희망을 주었고 홀로 울고 웃으면서 위기를 견딜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긍정의 힘으로 그녀는 스스로를 ‘행복한 CEO’라 말한다. 

“기업 경영과 사회활동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여성이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오해는 받기 싫어요. 오히려 행복하기 때문에 내 삶이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그녀의 철학은 지난해 출간한 저서 「나는 99번 긍정한다」와 그의 블로그(kaysong.com)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블로그는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소통과 나눔의 장으로, 방문자가 늘어날 때마다 휠체어를 기부하기로 한 의미 있는 공간이다.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 기부 영웅 48인’에 선정되고, 여성 CEO로는 처음으로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그녀는 어린이재단 이사이기도 하다. 기념일에 케이크를 사고 외식을 하기보다 단돈 만원이라도 기부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행복한 CEO’, 늘 ‘…덕분에’라고 감사하고, ‘… 때문에’라는 생각으로 남을 배려하면서 행복을 경영하고 있는 그녀에게 참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레이디경향 30주년 특집]BT&I 대표 송경애 - 행복한 CEO의 행복을 주는 스타일링

Her Favorite Item 
1·2 여행 중 아웃렛에서 구입한 재킷과 슈즈. 각각 다른 여행지에서 구입했지만 은은한 핑크와 펄감이 잘 어울려 함께 코디네이션할 때가 많다. 3 거래처에서 선물받은 테디베어 ‘희망이’. 폴스미스의 디자인 원단과 스웨이드로 만든 아이템이다. 사무실 책상 바로 앞에 희망이 자리를 따로 마련해두고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로 삼고 있다. 4 세계 지도가 그려진 빈티지한 느낌의 백은 여행 갈 때 활용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원문보기:
http://lady.khan.co.kr/khlady.html?code=4&artid=201204181723571#csidxa8064a8b027a94a9068a9b4cfdf8f28